부산 해운대, 우리 나라 여름 최대 인파가 몰리는 해운대에 쓰나미가 몰려온다!


  시놉시스의 이 한줄로 이 영화의 기대치는 엄청나게 올라갔다. 드디어 한국에서 제대로 된 재난영화를 만날수 있다는 기대감에 한층 들떠있었다. 감독은 윤제균 감독님. 사실 이 감독의 영화는 한번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 감독에 대한 어떤 정보도 알 수 없었고, 무작정 영화에 들이대는 수 밖에 없었다.


  영화는 대략 4명의 등장인물이 등장한다.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이 외에 김인권, 이민기 등 여러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며 관객들을 웃게 만들고 울게 만든다. 처음에 기대했던 재난영화와는 달리 인물들의 이야기로 영화는 진행된다. 재난은 영화의 후반부부터 시작된다. 투모로우같은 영화를 기대하고 가면 엄청나게 후회하고 나올 사람들이 많을 영화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박중훈은, 연기 베테랑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약간 어색한 연기를 보여준다. 역할이 기상학자인만큼 웃음기 없는 역할이다. 그의 연기는 뭔가 진지해야한다라는 것을 너무 강조하는 듯하며, 국어책을 읽는 듯한 연기를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정말 연기를 잘했다라고 생각되는 배우는 김인권과 이민기정도라고 생각된다. 참고로 쓰나미가 두번째 밀려올때 옥상에서의 엑스트라들의 연기는 정말 과관이다.


  영화의 장소가 부산이라 부산사투리로 영화는 진행된다. 하지만 영화 대사의 절반정도를 이해하지 못했다. 영화 배경음악, 효과음악에 목소리가 묻혀버리기 일쑤였다. 혹시 나만 그런가 싶어, 함께 영화를 같이 보러간 지인들에게 물어봤더니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또 한가지, 영화의 배경음악...영 따로 노는 배경음악...정말 영화음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으로써, 도대체 음악감독이 누군지 궁금했다....마지막 크레딧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이병우씨였다. 이병우씨는 장화홍련, 괴물, 마더 등 여러 영화의 음악감독을 맡았고, 여태까지 정말 영화에 딱 들어맞는 음악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이게 웬걸...이번 영화에서는 약간 잘못 잡으신듯 하다.


  해운대에서 제일 중요한 쓰나미를 보자. 예전에 어떤 영화를 보러 갔을 때 해운대의 예고편이 나왔었다. 그러자 내 옆에 있던 커플들이 맥주CF같다고 웃어대는 것이었다. 난 본 영화가 개봉되면 CG가 더 잘 처리되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을 비웃었다. 본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은 전체 CG는 괜찮은것 같은데, 부분부분 어색한 부분들이 있었다는 것? 그 정도이다.(TV에서 나오는 워터파크같은 CF의 확장판을 보고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극 중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오후 세시는 뭘 시작하기엔 너무 늦었고, 하던걸 끝내기엔 너무 늦었다."(정확한지는 잘 모르겠다.) 한마디로 말하면 '오후 세시는 어정쩡한 시간'이라는 것이다. 영화를 본 느낌은 오후 세시의 느낌이었다.


  가족들과 거대한 쓰나미만을 보기 위해 이 영화를 보러 간다면 비추천할 것이다. 이 영화는 정확하게 말해서 완벽한 재난영화가 아니다. 이러한 장르의 배신은 최근에 '차우'에서도 봐왔다. 궂이 '차우'와 비교하자면 '차우'는 유쾌한 장르의 배신이고, '해운대'는 어정쩡한 장르의 배신이라고 생각된다.


  한마디로 사람들 사이의 정과 웃음, 거기에 마지막 볼거리까지 볼 준비가 되어있는 관객들에게는 종합선물세트일 것이며, 쓰나미만을 알고 왔던 관객들에게는 큰 상자를 열어보니 작은 선물이 들어있는 느낌이 들 영화이다.


P.S. 난 스타워즈의 명대사를 이 영화에서 들을 수 있을 거라곤 꿈에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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